[미스 리틀 선샤인(Little Miss Sunshine)] 조너선 데이턴, 밸러리 패리스 감독



거의 마지막 장면에 아들 드웨인이 삼촌의 위로를 받으며 뱉은 말이 영화의 주제를 암시한다.
"세상은 지랄같은 미인대회의 연속이에요. 초등학교, 고등학교.... 젠장맞을 항공학교...."
그 대회가 어떤 것인지 영화에서는 똑똑히 보여준다. 리틀 미스 선샤인 대회 참가자들의 치장들을, 도저히 꼬맹이들이 하는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그래서 올리브 아빠마저 턱을 떨어뜨리고 얼빠진 듯이 관람할 수밖에없는 장기자랑을 보고 있으면 뭐랄까 아이들의 대회가 아니라 단순히 다른 체급의 미스 선샤인을 뽑는 것처럼 보인다.
올리브는 패배자(Loser)가 되기에는 예쁘고 너무 어리다. 아마 성공지향적인 아빠의 생각에도 너무나 딱 맞춘 꼬맹이 미인 후보들이 거부감이 들었을게다. 사실 그가 그렇게 팔고 싶어했던 아홉단계 성공이론 역시 정형화된 성공의 모습을 전제로 했던 것 아니었을까? 이야기가 끝나면 가족들은 각자의 경험을 얻게 될 것이고 아빠 역시 자신의 성공 이론을 다시 검토해 볼것이다..
영화를 쉽게 이해하게 만드는 카피 <콩가루 루저 가족 이야기>는 상투적이지만 진짜 딱 들어 맞는다. 하지만 여기서 실패란 무능력을 뜻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 이목을 끄는 화려함으로 치장된--이런 의미에서 정형화된--성공의 반대말이다. 너른 성공의 스펙트럼에서 단지 조그만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런 성공의 개념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아마 미디어의 영향이 클 것이다. 정형화된 미인의 모습은 안성맞춤의 예가 될 것이다.
콩가루 가족을 거의 천마일을 달려가게 만든 것은 그들의 사랑스런 손녀이며 딸이고 조카이자 동생인 올리브이다. 마지막의 단체 춤 장면을 빼면 그들을 생기가 도는 가족으로 만드는 경험은 함께 고장난 차를 밀어 시동을 걸고 달리는 차를 좇아 아슬아슬하게 타는 스릴을 느꼈던 장면이다. 똥차를 끌고 왔다 갔다 하면서 후버 가족은 한가지 물음이 떠올랐을게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성공밖에도 우리들에게 만족을 주는 성공의 모습이 있으며 혹시 그것들을 여태까지실패라고 불렀던 것이 아니었을까?
마지막 올리브의 공연도 큰 의미가 있었다. 리틀 미스 선샤인 선발 대회 엿 먹이기도 중요하지만 내겐 올리브가 춘 춤이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스트립 댄스였다는 것이 웃겼다. 나는 묘한 도덕적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꼬맹이가 흉내내는 스트립 댄스와 꼬맹이들이 징그럽게 따라하는 미인 선발 대회. 패자와 승자의 그림을 그리지 않고도 올리브의 것을 택하는 데 주저 없겠지만 선택의 이유는 분명히 적어 두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웃기는 상황외에 영화를 이끌고 가는 것 중 하나는 음악이다. 콩가루 집안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나왔던 희망적인 음악은 클리셰를 벗어나 훌륭하게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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