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체육관에서
추워진 날씨에 밖에서 뛸 엄두가 나지 않아 아파트 체육관에 등록을 하고 두 번째,
숨이 차오고 땀이 송글송글 맺히지만 런닝머신 위 달리기는 단조롭다.
기계가 마주보고 있는 창 밖은 어둠에 막혔으니 시선이 닿는 곳은 유리창에 비친 체육관 내부뿐,
기계 앞 티브이에서는 <여섯시 내고향> 리포터가 시장 오뎅가게 달인과 주고 받는 만담이 흘러나오고,
아파트 주민들은 대여섯 남짓, 원하는 근육을 자극하는 동작들을 조용히 반복하고 있다.
운동만 해야하는 장소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뜀박질을 하고 있으니,
왕복 칠 킬로미터 남짓 거리에 펼쳐진 강변 길 여러 풍경들과 길 위에서 반가운 이를 만나는 상상을 떠올리며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여정을 시작하는 설렘도 없고,
태화강변 너머 논밭까지 덮은 땅거미와 실루엣만 남은 산등성이 어깨에 걸린 선홍빛 노을을 배경으로 외진 곳에 생뚱맞게, 하지만 홀로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삼겹살 집 엘이디 간판을 볼 수도 없고,
무릎 나온 운동복과 목 늘어난 티셔츠에 형광색 엘이디가 번쩍이는 헤드폰을 쓰고 엉거주춤 주법으로 내 옆을 쏜살같이 앞질러 가던 분, 그리고 경쾌한 트로트를 앞세우며 썬글라스와 군복으로 한껏 멋을 낸 자전거 라이더 분을 만날 일이 없고,
내 뒤를 무심하게 쫄래쫄래 따라오다 포기하고 우두커니 멈춰있던 꾀죄죄한 푸들 유기견이 전 주인의 사랑을 기억하며 느꼈을 하염없는 기다림을 달리기 중 떠올리곤 들숨에 목이 메지 않을 거고,
이유를 알 수 없게 몰려오는 충동에, 몸에 무리가 갈까봐 조심스럽던 보폭을 허물어 무릎을 가슴까지 들어올리며 숨이 멎을듯이 수백미터를 달리면서 풍경을 뒤로 제치는 폭주를 하지도 않을 거고,
어둠 속 달리기가 느려지면서 무료해질 즈음 뒤에서 사이다 바람이 불어와 나를 슬며시 밀어줄 때, 오른편 하늘에 고색창연한 노을이 있는 걸 알아채고는 영화 속 장면을 흉내내며 쑥스럽게 팔을 펼쳐서 강변에 넘치던 생기로움을 음미하지도 않을 것이다.
계기판 숫자들 중 칼로리와 거리를 번갈아 쳐다보다 삼백 킬로칼로리와 오 킬로미터를 채우고는 런닝머신을 세웠다.
숨이 차오고 땀이 송글송글 맺히지만 런닝머신 위 달리기는 단조롭다.
기계가 마주보고 있는 창 밖은 어둠에 막혔으니 시선이 닿는 곳은 유리창에 비친 체육관 내부뿐,
기계 앞 티브이에서는 <여섯시 내고향> 리포터가 시장 오뎅가게 달인과 주고 받는 만담이 흘러나오고,
아파트 주민들은 대여섯 남짓, 원하는 근육을 자극하는 동작들을 조용히 반복하고 있다.
운동만 해야하는 장소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뜀박질을 하고 있으니,
왕복 칠 킬로미터 남짓 거리에 펼쳐진 강변 길 여러 풍경들과 길 위에서 반가운 이를 만나는 상상을 떠올리며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여정을 시작하는 설렘도 없고,
태화강변 너머 논밭까지 덮은 땅거미와 실루엣만 남은 산등성이 어깨에 걸린 선홍빛 노을을 배경으로 외진 곳에 생뚱맞게, 하지만 홀로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삼겹살 집 엘이디 간판을 볼 수도 없고,
무릎 나온 운동복과 목 늘어난 티셔츠에 형광색 엘이디가 번쩍이는 헤드폰을 쓰고 엉거주춤 주법으로 내 옆을 쏜살같이 앞질러 가던 분, 그리고 경쾌한 트로트를 앞세우며 썬글라스와 군복으로 한껏 멋을 낸 자전거 라이더 분을 만날 일이 없고,
내 뒤를 무심하게 쫄래쫄래 따라오다 포기하고 우두커니 멈춰있던 꾀죄죄한 푸들 유기견이 전 주인의 사랑을 기억하며 느꼈을 하염없는 기다림을 달리기 중 떠올리곤 들숨에 목이 메지 않을 거고,
이유를 알 수 없게 몰려오는 충동에, 몸에 무리가 갈까봐 조심스럽던 보폭을 허물어 무릎을 가슴까지 들어올리며 숨이 멎을듯이 수백미터를 달리면서 풍경을 뒤로 제치는 폭주를 하지도 않을 거고,
어둠 속 달리기가 느려지면서 무료해질 즈음 뒤에서 사이다 바람이 불어와 나를 슬며시 밀어줄 때, 오른편 하늘에 고색창연한 노을이 있는 걸 알아채고는 영화 속 장면을 흉내내며 쑥스럽게 팔을 펼쳐서 강변에 넘치던 생기로움을 음미하지도 않을 것이다.
계기판 숫자들 중 칼로리와 거리를 번갈아 쳐다보다 삼백 킬로칼로리와 오 킬로미터를 채우고는 런닝머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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