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열쇠] 로저 젤라즈니

<전도서를 위한 장미>에 수록돼 있는 첫 번째 단편이다. 의도치 않게 신의 위치에 서게된 주인공이 들려주는 사색들이 참 자세하고 생생했다. 그의 고뇌들은 <신들의 사회>의 주인공인 샘의 것이라고 생각해도 될 만큼 닮아 있다. 장편이라 여러 사건과 페이지들에 파묻혀 있어 샘의 고뇌를 깊이 보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이 단편에는 그 정수가 담겨 있다. 천오백년에 걸쳐 강제 변환되는 행성을 홀로 관찰하는 주인공이 느끼는 고독은 아마도 하급생물에 대한 애정으로 발전하게 되는 씨앗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덮고 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인간이 느끼는 근원모를 고독감은 영겁을 살아온 창조주가 품을 수 밖에 없는 한 속성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단편의 매력은 핵심으로 바로 들어가 그것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간결함에 있는 듯 하다. 그래서 단편에서 생각거리를 더 많이 얻게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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