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13의 게시물 표시

[퍼시픽 림]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이미지
이 주전에 덕후들의 피를 끓게한다는 퍼시픽 림을 감상 했더랬다. 왕십리 IMAX 3D로 볼 계획은 전혀 없었는데 청주 작은 극장보다는 아무래도 더 큰 데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두 배 넘는 비용을 냉큼 결제해버렸다.  엄청나게 큰 쇳덩이가 움직이는 박력을,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대로 감정이입해서 보고 느끼니 인터넷 글들에 넘쳐나는 남자의 낭만에 대한 찬사, 또는 덕후들의 감격에 찬 감상들이 빈 말이 아니더라. 하지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감상평들이 꽤 엇갈리는 것을 보면 영화 감상을 위해 장면 곳곳에 박혀있는 세세한 묘사들, 가령 예거들의 육중한 움직임, 철갑 위로 흐르는 빗물 등등에, 감정이입이 필요한 것이 맞는 듯하다. 어린 시절에 열광했던 만화들과 일본 특촬물들을 지금 감상한다면 같은 수준의 감흥을 느끼긴 어려울 듯 싶다. 그렇지만 퍼시픽 림에서 감독이 강조하고픈 그 효과들을 곱씹어 보면서 예전을 돌아보니 어릴 적 입을 벌린 채 넋을 놓고 보던 장면들 역시 나름대로 여러 효과를 동원해 거대 로봇과 일상 사이를 대비시켜 주었다.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그런 가짜 경험들을 강화시켜 주는 장치들은 각 시대마다 있었다. 마징가나 로보트 태권브이 같은 애니메이션이 거대 로봇과 인간의 대비라는 소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면, 특촬물은 건물과 괴수등을 묘사한 세밀함을 통해 가짜 상상력에 대한 갈망을 풀 수 있었다.  조그만 소리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스피커 매니아처럼, 덕후들은 또는 나는 가짜 상상력을 이전에 없던 세부 묘사로 채워줄 사람을 환영한다. 이 낭만을 구체화 하려는 욕망은 실제 과학 기술을 통해 거대로봇, 또는 한 발 양보해서 이족보행 로봇의 개발이 되어야지만 끝날 듯 하다. 따지고 보면 과학기술이, 동화에서 소원을 이뤄주던 마법을 대체한 지도 꽤 오래되지 않았나 싶다. 불행히도 거대 로봇 구현은 물리법칙이라는 장벽에 막혀 몇 세대안에는 볼 수 없겠지만 현실도피, 낭만, 숭고함에 대한 갈구 등 동기가 무엇이든 상관...